[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난무렵 늦가을에 귀를 기울이면 이제 풀벌레노래는 사그라들지만, 한 해 내내 울리는 참새노래가 있고, 숲에서 찾아드는 멧새노래가 물결을 칩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새노래를 몸에 담고 마음에 싣습니다. 즐거이 흐르는 노래를 차곡차곡 쟁이면 오늘 하루는 언제나 첫날입니다. 모든 하루가 난날이에요. 동이 틀 무렵에는 늘 제 난무렵을 떠올립니다. 몸나이를 따지지 않아요. 마음빛을 그동안 어떻게 달래면서 밑절미로 다스렸는지 생각합니다. 삶을 이루는 바탕을 되새기고, 살림을 짓는 밑동을 그립니다. 늦가을까지 풀벌레가 들려준 노래는 바람에 띄워 저 추운나라로 보냅니다. 늦가을부머 봄까지 텃새랑 철새가 갈마들며 들려줄 노래는 별빛으로 옮겨 이웃고장이며 이웃나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팔매금처럼 부드러이 날아가겠지요. 서로 난해달날은 잊고 모든 날이 첫때인 줄 느끼면서 기쁘게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물감판에 물감을 개서 종이에 그림을 얹기도 하지만, 눈을 밝혀 마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 규칙적 규칙적 변화 → 꾸준히 바뀜 / 차근차근 바뀜 규칙적인 생활 → 가지런한 삶 / 반듯한 삶 / 바지런한 삶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 꾸준히 움직이기 규칙적인 식사 → 제때에 밥먹기 / 제때 먹기 벨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리다 → 딸랑 소리가 꾸준히 울리다 규칙적인 무늬 → 고른 무늬 / 나란한 무늬 규칙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늘 돌봐야 한다 / 날마다 살펴야 한다 ‘규칙적(規則的)’은 “일정한 질서가 있거나 규칙을 따르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뜻처럼 “규칙을 따르는”이나 “규칙을 지키는”을 나타낼 텐데, ‘가지런·나란히·고르다’나 ‘바지런·부지런·반듯하다·번듯하다’나 ‘꾸준히·꼬박꼬박·꾸역꾸역·자꾸·밤낮’으로 손봅니다. ‘잇달다·잇다·이어가다’나 ‘줄곧·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 낙천적 낙천적 생활 태도 → 밝게 사는 몸짓 / 밝은 살림새 낙천적 사고 → 환한 생각 / 즐거운 마음 낙천적 기질을 지녔다 → 해밝은 마음이다 / 맑다 / 즐겁다 세상을 낙천적으로 보다 → 온누리를 밝게 보다 인생을 낙천적으로 살다 → 느긋이 살다 / 삶을 걱정없이 누리다 밝은 미래를 읊조린 낙천적인 노래 → 밝은 앞날을 읊조린 노래 ‘낙천적(樂天的)’은 “세상과 인생을 즐겁고 좋은 것으로 여기는”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러한 뜻은 ‘밝은·맑은’이라고 할 만해요. 때로는 ‘환한·훤한’이나 ‘해맑은·해밝은’이라 할 만하고, ‘웃는·좋은·흐뭇한·호젓한’이나 ‘즐거운·가벼운·가뿐한·홀가분한’이나 ‘걱정없는·근심없는·느긋한·넉넉한’이라 할 수 있어요. 때로는 ‘어이없는·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ㄱ. 바깥출입 바깥출입이 줄어든 → 바깥일이 줄어든 → 바깥으로 덜 나간 출입(出入) : 1. 어느 곳을 드나듦 ≒ 나들이 2. 잠깐 다녀오려고 집 밖으로 나감 한자말 ‘출입’은 ‘바깥’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일을 가리켜요. ‘바깥출입’은 겹말입니다. ‘출입’이란 한자를 덜면 됩니다. 이 글월은 “나들이가 줄어든”으로 고쳐쓸 수도 있어요. ㅅㄴㄹ 바깥출입이 줄어든 데다 → 바깥일이 줄어든 데다 → 바깥으로 덜 나간 데다 → 나들이가 줄어든 데다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염무웅, 창비, 2021) 23쪽 ㄴ. 저절로 우러나온다 저절로 우러나온다 → 저절로 나온다 → 우러나온다 우러나오다 : 생각, 감정, 성질 따위가 마음속에서 저절로 생겨나다 ≒ 우러나다 저절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ㄱ. 책 북 간 그림책 … 더미북 … 신간 → 그림책 … 보기책 … 새책 dummy book : x 신간(新刊) : 책을 새로 간행함. 또는 그 책 책은 그저 책입니다. 다른 말로 풀자면 ‘꾸러미·꾸리’라 할 수 있어요. 보기글은 짧은 한 줄에 ‘그림책·더미북·신간’처럼 세 가지 말을 뒤섞습니다. 책이면 그저 ‘책’이라 하면 됩니다. ‘북(book)’이나 ‘간(刊)’이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일본말 ‘신간·구간’은 걷어내고서 우리말 ‘새책·헌책’을 쓰면 돼요. 영어 ‘더미북’은 치우고서 우리말 ‘보기책·보임책’을 쓰면 됩니다. ㅅㄴㄹ 그림책을 구상하고 더미북을 만들고 신간을 내기까지 → 그림책을 생각하고 보기책을 묶고 새책을 내기까지 《나의 작은 화판》(권윤덕, 돌베개, 2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생명 하나의 생명을 보호한다 → 한 목숨을 돌본다 바다의 생명을 보존하도록 → 바다숨결을 지키도록 책의 생명을 오래 유지한다 → 책빛을 오래 잇는다 ‘생명(生命)’은 “1.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2. 여자의 자궁 속에 자리 잡아 앞으로 사람으로 태어날 존재 3. 동물과 식물의, 생물로서 살아 있게 하는 힘 4. 사물이 유지되는 일정한 기간 5. 사물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하지요. ‘-의 + 생명’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목숨·숨·숨결’이나 ‘삶·살림·살다·살리다’로 손볼 만합니다. ‘몸·몸뚱이’나 ‘아이·아기’나 ‘빛·넋·님’으로 손보아도 되고, ‘꽃’이나 ‘으뜸·첫째·먼저·꼭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색깔 옷의 색깔이 강렬하다 → 옷빛깔이 너울댄다 꽃의 색깔의 변화를 관찰한다 → 바뀌는 꽃빛을 지켜본다 구름의 색깔을 보고서 → 구름빛을 보고서 ‘-의 + 색깔’ 얼거리라면 ‘-의’를 털고서 ‘빛깔·빛’으로 손질합니다. 앞말하고 붙여서 “몸의 색깔”은 ‘몸빛·몸빛깔’이라 할 만하고, “풀의 색깔”은 ‘풀빛·풀빛깔’이라 하면 됩니다. ㅅㄴㄹ 흙의 색깔이 된다는 것을 → 흙빛이 되는 줄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한승원, 문학과지성사, 1995) 29쪽 잇몸의 색깔이나 혀의 색깔이 평소보다 하얗게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잇몸 빛깔이나 혀 빛깔이 여느 때보다 하얗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 잇몸이나 혀가 여느 때보다 하얗게 보일 때도 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50 《대피소의 문학》 김대성 갈무리 2018.12.31. 《대피소의 문학》(김대성, 갈무리, 2018)을 곰곰이 읽었습니다. 저는 ‘대피소’ 같은 한자말을 안 쓰지만, 이 말이 무엇을 가리키거나 뜻하는지는 헤아립니다. 우리 아이들하고 살아가며 이 말을 쓸 일은 없되, 아이들하고 함께 읽는 책이나 같이 다니는 곳에 문득 이 낱말이 나오면 풀어내 줄 테니까요. 아이들이 이 말을 쓸 일이 없더라도, 책이나 길에서 얼핏 보고서 무엇인지 알도록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어요. 한자말 ‘대피’는 ‘달아남·내뺌’이나 ‘비낌·떠남·감·등짐’을 나타냅니다. ‘대피 + 소’ 얼개로 바뀌면 ‘돌봄터·쉼터’로 바뀌지요. 앞뒤에 붙는 말씨에 따라 쓰임새가 바뀌곤 합니다. 마흔 살이 넘도록 그냥그냥 ‘문학’이란 한자말을 썼으나, 이제는 ‘글’이라고만 하거나 ‘글꽃’이라고도 합니다. 한자말 ‘문학’을 일본사람이 총칼을 앞세워 이 나라를 집어삼키고서 훅 퍼뜨렸기 때문에 안 쓰지 않습니다. 열아홉 살을 넘어서던 무렵에는 ‘국어’ 아닌 ‘말·우리말·한말’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스물다섯 살을 넘어서던 즈음에는 ‘사회’ 아닌 ‘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49 《일제에 맞선 페미니스트》 이임하 철수와영희 2023.10.16. 《일제에 맞선 페미니스트》(이임하, 철수와영희, 2023)를 가만히 읽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봅니다. 숱한 사람들은 총칼수렁(일제강점기)에 목숨을 잃었고, 아이도 어버이도 잃었습니다. 집안이 무너지고 땅을 빼앗긴 사람이 참으로 많고, 살림을 빼앗긴 채 종으로 굴러야 한 사람들이 넘쳤어요. 일본이며 사할린이며 아시아 곳곳으로 끌려가서 내도록 종살이를 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도 무척 많아요. 총칼수렁에도 우두머리한테 빌붙으면서 돈·힘·이름을 거머쥐거나 드날린 무리도 많습니다. 옆에서 죽어나가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던 이들은 나중에 나라지기(대통령)도 되고, 한몫 단단히 잡고서 떵떵거리기까지 했습니다. 나라도 마을도 수렁이었지만, 조금도 수렁이 아니던 무리는 근심걱정이 없이 얼뜬 짓을 일삼았습니다. 곰곰이 보면, 총칼수렁에서 벗어난 오늘날이라지만, 돈수렁이나 이름수렁이나 힘수렁이 있어요. 배움수렁(입시지옥)은 갈수록 깊은데, 배움수렁이기에 돈을 벌거나 이름을 얻거나 힘을 쥐는 무리가 꽤 많아요. 지난 총칼수렁에서 몸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넋 곁말 79 노래그림꽃 저는 어릴 적부터 여러 가지 바보였습니다. 이른바 ‘가락바보·노래바보·소리바보’였어요. 요즈음에는 이 바보굴레를 얼마나 씻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가락을 못 맞추고 노래가 엉성하고 소리를 못 가누곤 했어요. 하도 바보스럽다고 놀림을 받기에 사람들 앞에서는 입을 벙긋하지 못 하기 일쑤였지만, 남몰래 가락을 익히고 노래를 가다듬고 소리에 귀기울이며 살았어요. 혼자서 살아갈 적에는 바보스러움을 꽁꽁 숨기기 쉬웠는데, 아이를 낳고 보니 더 숨길 수 없어요. 둘레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아이들한테 노래를 들려주고 함께 춤춥니다. “이봐, 이녁 아이들이 자네 가락바보·노래바보를 배우겠어!” 하고 끌탕하는 사람이 제법 있는데, “사랑스럽네요. 어버이가 노래를 못 불러도 아이들은 노래를 잘 부르기도 하더군요. 아이들은 어버이한테서 ‘즐겁게 노래하는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