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10 《나의 독일어 나이》 정혜원 자구책 2021.9.13. 《나의 독일어 나이》(정혜원, 자구책, 2021)를 읽었습니다. 이 나라를 떠나 독일에서 새롭게 ‘나찾기’를 하려는 마음을 수수하게 밝힌 듯싶으나, “구체적으로 지겨운 거절의 답장”이라든지 “마스크 착용은 정부에서 권장하고 있는 방침”처럼, 이웃을 이웃이 아닌 놈(적군)으로 여기는구나 싶은 말씨가 자꾸 드러납니다. ‘나찾기’를 하려면 먼저 ‘나사랑’으로 갈 노릇이요, 남(사회·정부)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는 굴레에 갇힐 적에는 ‘나보기’하고 멀어갈 뿐입니다. 누구나 글쓴이한테 ‘지겹지 않게 거절 답장’을 보내야 할까요? 또는 ‘거절하지 말아야’ 할까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허벌나게 낳은 ‘입가리개’인데, 입에다가 플라스틱 조각을 내내 달고 살아가도록 들씌운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정부)는 슬기롭거나 올발랐을까요? 다 다른 말을 듣고 맞아들이려고 독일로 건너갔으나, 막상 ‘다 다른 목소리’를 마음으로 내려는 이웃을 등진다면, 나이만 들 뿐입니다. ㅅㄴㄹ 사람들이 들고 있는 여권의 색깔만큼 다양한 외국어가 들린다 → 사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글손질 다듬읽기 9 《환상의 동네서점》 배지영 새움 2020.9.22. 《환상의 동네서점》(배지영, 새움, 2020)을 읽는 내내 왜 일본말씨·옮김말씨를 이렇게 굳이 써야 하나 아리송했습니다. 수수하고 쉽게 우리말씨로 글결을 가다듬는 길은 처음부터 생각조차 안 했을까요. 책이름으로 붙인 ‘환상·의’부터 그냥 일본말입니다. 무늬만 한글입니다. 꿈같거나 아름답거나 즐겁거나 놀랍거나 멋지다는 뜻은, ‘꿈·아름다움·즐거움·놀라움·멋’이라는 우리말로 밝혀야 나눌 수 있습니다. “꿈같은 마을책집”이요, “멋스런 마을책집”이며, “아름다운 마을책집”입니다. 마을입니다. 일본이 총칼로 이 땅을 짓뭉개며 퍼뜨린 ‘동(洞)’이 아닌 ‘마을·고을·골·실·말’이 우리말이요, 우리 삶과 꿈과 빛과 길을 밝히는 씨앗입니다. 말씨 하나가 대수롭습니다. 작은책집과 마을책집 한 곳이 골골샅샅 대수롭듯, 조그마한 책 한 자락이 우리 숨결을 살찌우면서 대수롭듯, ‘길든 대로 쓰는’ 말이 아닌, 생각을 지펴서 어린이 곁에서 노래할 적에 빛날 말씨앗입니다. ㅅㄴㄹ 감탄사는 갈고닦는 게 좋다 → 느낌씨는 갈고닦아야 좋다 → 메아리는 갈고닦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하루 우리말 노래 우리말 새롭게 가꾸기 57. 담찔레 지난날에는 울타리를 가볍게 두면서 탱자나무나 찔레나무나 싸리나무를 ‘울나무’로 삼았다. 탱자한테서는 하얗고 맑은 꽃을 보다가 노랗고 탱탱한 열매를 얻는다. 찔레한테서도 하얗게 그윽한 꽃을 맞이하는데, 이에 앞서 새봄에 돋는 여린싹을 나물로 얻는다. 싸리나무한테서는 겨울에 눈을 쓸거나 여느 철에는 마당을 쓰는 빗자루로 묶을 가지를 얻는다. 울나무 가운데 하나인 ‘찔레’를 눈여겨본 사람들은 꽃송이만 따로 키워 “꽃빛을 크게 누리는” 길을 열었다. 이러며 ‘rose’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자말로는 ‘薔薇’로 옮기는데, 우리 눈썰미로 보자면 ‘꽃찔레’이다. 꽃으로 누리는 찔레란 뜻이다. 이 꽃찔레는 으레 담에 올려서 잇는다. 담을 타고 덩굴을 뻗는 꽃빛이다. 그러면 ‘담찔레’로 이어가기도 한다. 담찔레 (담 + 찔레) : 찔레(들찔레)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손보고 따로 키우면서 꽃송이가 더욱 눈부시며 크도록 가꾼 꽃을 가리키는 이름. 으레·일부러 담에 앉혀서 덩굴줄기를 이으면서 함박스럽게 커다란 꽃송이를 나누거나 누리기도 한다. 꽃송이가 눈부시게 돋보이도록 바꾼 꽃인 ‘장미’를 가리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말/숲노래 우리말 곁말 71 글눈 가난하거나 못 배운 사람을 나무라거나 깎아내리거나 비아냥대거나 놀리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탓에 누가 돈을 조금 쥐어 주면 헤벌레 넋이 나간다고 지청구를 하는데, 돈이 많은 이들은 돈냄새를 맡고서 쉽게 휘둘리는 터라 사람빛이 없다고 지청구를 할 만할 텐데요? 못 배운 탓에 누가 옆에서 무어라 쑤석거리면 쉽게 춤춘다고 꾸짖는데, 많이 배운 터라 슬슬 빌붙을 뿐 아니라 얄궂게 구멍을 내어 빠져나가거나 뒷짓을 일삼기 일쑤 아닐까요? 가난해서 나쁘거나 가멸차서 나쁘지 않습니다. 못 배워서 모자라거나 많이 배워서 모자라지 않습니다. 언제나 마음에 따라 다를 뿐입니다. 가난하거나 못 배웠어도 마음을 곧게 세운 사람은 한결같이 푸르고 아름다워요. 가멸차거나 많이 배웠어도 마음을 시커멓게 먹은 사람은 노상 지저분하고 사납지요. 우리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말/숲노래 말빛 곁말 70 바다빗질 어릴 적 살던 인천에서는 바닷가를 보기가 만만하지 않았어요. 쇠가시울타리가 높고 길게 뻗었거든요. 개구멍을 내어 드나들었고, 가까운 영종섬으로 배를 타고 갔습니다. 뻘바다는 모래밭이 적으니 먼곳에서 물결에 쓸려온 살림을 구경하는 일은 드뭅니다. 모래밭이 넓은 곳에서는 물결 따라 쓸린 살림이 많아요. 때로는 빈병이, 조개껍데기가, 돌이, 쓰레기가 쓸려옵니다. 어느 나라부터 물결을 타고 머나먼 길을 흘렀을까요. 우리나라부터 흘러갈 살림이나 쓰레기는 어느 이웃나라 바닷가까지 나들이를 갈까요. 바닷가 사람들은 으레 줍습니다. 살림이라면 되살리도록 줍고, 쓰레기라면 치우려고 줍습니다. ‘해변정화’ 같은 어려운 말은 몰라도 바닷가를 빗질을 하듯 찬찬히 거닐면서 물결노래를 듣는 하루를 건사합니다. 머리카락을 가만가만 빗질을 하며 가지런하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말/숲노래 우리말 곁말 69 멧채 멧자락에 호젓하게 살림칸을 마련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글우글 모이기를 꺼리고, 북새통을 이루는 커다란 고을보다는 풀꽃나무하고 동무하면서 새랑 숲짐승하고 이웃하려는 매무새로 보금자리를 가꾸려는 마음입니다. 작게 세우는 ‘멧집’에는 멧짐승이 슬몃슬몃 찾아와서 기웃기웃하겠지요. 멧길을 오르내리다가 다리를 쉬고 숨을 돌리는 조그마한 칸이 있습니다. 멧자락에서라면 바위에 걸터앉아도 즐겁고, 그저 흙바닥에 벌렁 드러누워도 홀가분합니다. 다만 조금 더 느긋이 머물면서 몸을 달랠 만한 바깥채를 조촐히 꾸려놓는 ‘멧터’이자 ‘멧쉼터’입니다. 우리가 저마다 ‘멧채’를 일구면서 조용히 살아간다면 푸른별은 매우 아늑하면서 따사로울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알맞게 떨어져서 멧살림을 한다면, 부질없는 총칼(전쟁무기)을 만들 까닭이 없고, 사람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44 《제1권력》 히로세 다카시 이규원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10.3.20. 《제1권력》(히로세 다카시/이규원 옮김, 프로메테우스출판사, 2010)은 글쓴이가 앞서 선보인 《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를 가다듬고 보탠 판입니다.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 왔는가’처럼 작은이름을 붙인 이 꾸러미는 숱한 말썽과 말밥이 어떤 뒷낯으로 하나하나 생겨났나 하고 짚습니다. 우리나라가 겪은 사슬판(일제강점기·식민지)뿐 아니라 한겨레싸움(한국전쟁)에도 깊이 발을 담근 그들(권력자)은 독일 나치하고도 얽혔다지요. 2022년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쳐들어갑니다. 러시아는 2022년에 앞서도 쳐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도 푸른별 여러 나라로 몰래 쳐들어가기 일쑤였고, 숱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한싸움(민족분쟁)에도 깊이 얽혔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이쪽하고 저쪽이 엇갈려 미워하면서 싸우는 얼개이지만, 뒷낯을 보면 ‘그들 한놈’이 슬그머니 두 일터(회사)로 갈라서 이쪽하고 저쪽에 조금 다른 총칼(전쟁무기)을 팔아먹은 발자취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총칼은 돈이 쏟아지는 장사판일 뿐 아니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푸른책 읽기 43 《오만한 제국》 하워드 진 이아정 옮김 당대 2001.1.9. 《오만한 제국》(하워드 진/이아정 옮김, 당대, 2001)을 되읽으며 생각합니다. 요즈음 이분 책을 곁에 두는 분이 얼마나 있을는지 모르나, 이분이 싸움날개(전투폭격기)를 몰며 꽝꽝 터뜨리던 무렵 스스로 지저른 죽임짓을 밝히는 대목은 앞으로도 눈여겨볼 글줄이라고 느낍니다. 어느 쪽만 ‘때린이(가해자)’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올바르다(정의의 편)고 외치면서 끔찍하고 무시무시하게 죽임짓을 일삼은 무리가 있어요. 하워드 진이라는 분은 그이 스스로 ‘미국 싸움날개’를 몰지 않았다면, 또 그 싸움날개가 무슨 뜻이었는지 스스로 돌아보지 않았다면, ‘역사’라는 이름을 내세운 온갖 거짓말을 캐내려는 마음으로 나아가지 못 했으리라 느낍니다. 바보짓을 일삼은 적이 있어도 깨우치고 거듭날 수 있습니다. 바보짓을 한 적이 없더라도 오히려 바보스러운 굴레에 스스로 갇혀서 못 헤어나오기도 합니다. 눈을 뜨고 참길을 걸어가면서 참사람이 되려는 마음을 언제나 되새기려 하지 않는다면, 그만 나라(정부)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휘둘리는 허수아비 노릇을 하기 일쑤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말 좀 생각합시다’는 우리를 둘러싼 숱한 말을 가만히 보면서 어떻게 마음을 더 쓰면 한결 즐거우면서 쉽고 아름답고 재미나고 사랑스레 말빛을 살리거나 가꿀 만한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려고 합니다. 말 좀 생각합시다 36 한자말을 쓰지 말자? 저는 한자말을 안 씁니다. 저는 언제나 우리말을 씁니다. 우리말로 녹아든 ‘한자로 지은 낱말’이나 ‘일본에서 들어온 낱말’이나 ‘영어에서 온 낱말’이라면, 모두 똑같이 우리말이기 때문에, 이러한 우리말은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게 씁니다. 다만 ‘한자로 지은 티’가 풀풀 나는 한자말은 굳이 안 씁니다. 왜냐하면 저로서는 온사랑을 듬뿍 담아서 즐겁게 쓰면서 기쁘게 삶을 노래하도록 생각을 북돋우는 우리말을 알기 때문입니다. 한자말을 쓰든 안 쓰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영어를 쓰든 안 쓰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낱말을 골라서 쓰든, 우리는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만날 수 있으면 돼요. 우리는 서로 마음이랑 마음으로 아끼고 보듬으며 어깨동무할 수 있으면 돼요. 눈을 감고 바라보셔요. 무엇이 보일까요? 눈을 감은 눈으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요? 두 눈을 감고 서로 바라본다면, 네 얼굴이나 키나 몸짓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맨몸받이 모든 일은 맨몸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맨손으로 어머니 품에서 태어났어요. 우리를 낳은 두 어버이도 맨몸에 오롯이 사랑을 담아 만났어요. 우리가 자라나는 길에는 사랑을 담은 살림을 누리면서 둘레를 하나하나 익혔지요. 서로 맨손이라면 조용해요. 총칼을 뚝딱거리거나 주먹을 휘두르려 할 적에는 그만 죽음길이 생겨요. 총칼을 때려지으려고 숱한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돈을 들이고 들숲바다를 끔찍하게 망가뜨리는데, 총칼이 있어야 나라를 지킨다는 거짓말이 끝없이 퍼지더군요.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가난하지 않습니다. 모든 나라가 부질없이 싸움붙이에 매달리면서 사람들을 길들여 쑤시고 때리고 꽂고 찌르니 그만 바보가 될 뿐입니다. 서로 죽이고 죽는 싸움연모에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 줄 아시나요? “내가 더 커야 하고, 내가 더 세야 하고, 내가 더 많이 쥐어야 하고, 나 혼자 으뜸이어야 한다”고 여기면서 힘을 앞세우는 멍청짓에 놀아납니다. 다 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