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말 56 볕나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곁말/숲노래 말빛 곁말 56 볕나물 풀꽃을 찰칵찰칵 담기 좋아하는 이웃 어르신이 있습니다. 이분은 한자말을 써야 깍듯하다(예의·예절)고 여기시곤 합니다. 어느 날 함께 숲길을 걷다가 노란꽃을 만났고, 이분은 ‘양지꽃’이란 한자말이 깃든 이름을 들려줍니다. 흙살림을 짓는 다른 분은 ‘가락지나물’이란 이름을 들려주더군요. 더 알아보니 ‘쇠스랑나물’이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세 가지 이름을 나란히 놓고서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쇠스랑’이나 ‘가락지’는 이 풀꽃이 사람 곁에서 어떻게 보였는가 하고 헤아리면서 붙인 이름입니다. ‘양지’라는 한자말도 매한가지인데, 참으로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샛노랗게 빛나는 들나물이라는 뜻입니다. 함께 숲길을 걷다가 볕바른 곳에서 만난 노란꽃나물을 한 줄기 훑어서 혀에 얹고서 가만히 생각했어요. 볕살을 듬뿍 머금은 나물을 몸으로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