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지긋하다 지난날 쓰던 말을 오늘날 모두 되살리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요새 새롭게 쓰는 말씨를 구태여 안 버려도 됩니다. 그저 하나를 알아보면 되어요. 새롭게 쓰는 말도 ‘새말’이고, 오래오래 잊다가 다시 쓰는 옛말도 ‘새말’입니다. 갓 나와서 새책집에 꽂혀도 ‘새책’이고, 이때껏 모르고 살았으나 헌책집 시렁에서 비로소 만나 처음으로 들추어도 ‘새책’입니다. 둘레에서 ‘자동차·카’ 같은 한자말하고 영어를 흔히 쓰면, 저는 우리말 ‘수레’를 슬쩍 곁들입니다. 우리 발걸음을 헤아려 ‘짐수레’를 ‘화물차·트럭’을 풀어내는 낱말로 삼을 만해요. ‘양말·삭스’가 넘실거려도 문득 우리말 ‘버선’을 보탭니다. 지긋지긋하다면 지겹다는 뜻이지만, 지그시 바라보는 ‘지긋하다·지긋이’에는 참하고 듬직한 자취가 흐릅니다. 지긋이 손을 놀려 그림을 이뤄요. 우리 이야기를 그림종이에 옮깁니다. 차근차근 일구는 삶을 고스란히 적바림하기에 삶글입니다. 대단한 길을 걸어왔기에 훌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힘겹다 새벽에 마당에 내려설 적마다 하늘빛을 살핍니다. 바람 한 줄기를 마시면서 날씨를 읽습니다. 집에 보임틀(텔레비전)을 안 둘 뿐 아니라, 날씨알림을 안 듣습니다. 스스로 하늘숨을 마시고 읽으면 하루를 알 수 있어요. 해님은 날마다 우리한테 찾아듭니다. 때로는 구름이 폭 덮으면서 마치 햇살이 안 퍼지는 듯 감추기도 하고, 때로는 빗줄기가 후두둑 쏟아지며 해가 없나 싶기도 하지만, 하늘은 늘 우리 숨결을 헤아리면서 새롭게 찾아와요. 고단한 날에는 하늘꽃을 그리면서 마당이나 풀밭에 드러누워 눈을 감으면 온몸에 기운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둘레에서 들풀이 한빛을 푸르게 베풀어요. 힘겨울 적에는 스스로 밝님이 되어 마음 가득 사랑을 길어올려요. 이웃이나 동무가 토닥이면서 도울 수 있되, 누구나 스스로 살리는 빛살로 천천히 쉬면서 버거운 무게를 씻을 만합니다. 빚을 졌다면 빛으로 갚으면 됩니다. 짐스러운 생각은 빛꽃 한 줄기로 다독이면서 털어낼 만해요. 밥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후련하다 오늘날에는 누구나 홀가분히 ‘차(茶)’를 마시지만, 지난날에는 아무나 못 마셨습니다. 오늘날에는 거리낌없이 살림을 꾸리며 혼잣길을 걸을 수 있되, 지난날에는 스스로 나래펴며 살아가지 못 했어요. 이제는 날개를 아무렇게나 짓밟으려는 막짓이 사그라들지요. 저마다 한바탕 바람꽃이 되어 훨훨 일어날 만한 터전입니다. 기지개를 켜면서 우리 멋빛을 찾아 벗어날 수 있습니다. 풀잎이나 꽃잎이나 나뭇잎이나 나무꽃을 말려서 뜨뜻한 물에 우리는 물을 마시는 말미에 문득 생각합니다. 잎을 우리니 ‘잎물’일 테고, 잎물을 마시면서 숨을 돌리면 ‘잎물짬’처럼 새말을 놀이하듯 지을 수 있어요. 우리 곁에서 마음껏 해바람비를 머금고 자란 풀꽃을 물 한 모금에 어떻게 풀어놓았나 하고 돌아봅니다. 후련하게 속을 씻듯 스미는 잎물은 들숲하고 하늘을 넘나드는 바람빛 같아요. 몸을 틔우면서 마음을 열어요. 우리길을 눈치를 안 보면서 가뿐히 활갯짓으로 나아가지요. 호젓이 앉아서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착착 돈이 되나 안 되나로 따지면 삶이 메마릅니다. 벌이가 되는 곳으로만 가기에 살림이 고단합니다. 벌잇거리를 움켜쥐기에 얼핏 주머니가 찰랑찰랑한 듯싶지요. 그러나 돈나물을 바라보는 사이에 돈마음으로 물들고 돈사람이 되고 말아요. 풀냄새도 꽃냄새도 잃고서 돈냄새에 찌들어요. 뭔가 거머쥐려 하기에 나쁘다고는 여기지 않으나, 자꾸 쥐어삼키려 하기에 그만 산송장 같은 하루로 치닫습니다. 사랑하고 등진 몸이라면 산주검이에요. 아이랑 노래하는 오늘을 누리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넋을 잃은 허깨비 같아요. 굴레는 스스럼없이 털어요. 수렁에서는 서슴없이 나가요. 쳇바퀴는 냉큼 떨쳐요. 우리를 휩쓸려는 물결이 사나우면 기꺼이 앞장서서 푸른노래를 불러요. 스스로 참다우며 어질게 마음을 가꿀 줄 알면, 어떤 물결이나 바람도 우리를 못 건드립니다. 한 발을 척 내딛어요. 두 발 석 발 척척 나아가요. 착착 감겨들듯 스미는 햇볕을 듬뿍 쬐면서 소매를 걷어요. 구름을 안고 멧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기를 바랍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앗기다 서로 자리를 바꾸고서 생각한다면, 혼잣짓에 사로잡히지 않겠지요. 누구나 스스로 속마음을 바라볼 줄 아는 눈망울로 서로 헤아릴 수 있어야 따사로이 만나면서 토닥토닥 다독여요. 이렇게 하면 밑진다거나 잃는다고 여기면 아무 일을 못 해요. 어떤 이는 이녁 길미만 따지면서 혼자 올라가려고 합니다. 남이 앗기는 줄 모르지요. 혼놀이를 하듯 저만 좋아서 웃는 이가 있어요. 옆사람이 피흘려도 모르고, 둘레에서 나가떨어지면서 아파하더라도 못 느끼더군요. 배부르기를 바라고, 얻거나 벌기를 바란다면, 먼저 스스럼없이 셈평을 내보낼 줄 알아야지 싶어요. 나무가 자라려면 가랑잎을 떨구어야 합니다. 열매를 맺으려면 꽃이 져야 합니다. 씨앗을 퍼뜨리려면 열매를 새나 사람이나 숲짐승한테 내주어야 합니다. 빚지기만 하는 일이란 없습니다. 이 삶은 나쁘기만 하지 않아요. 울음하고 웃음이 언제나 나란히 흐릅니다. 스스로 달래고, 동무를 쓰다듬고, 이웃을 어루만지는 숨결은 나눔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오른길 부릉부릉 오가는 길을 보면, 큼지막한 쇳덩이가 오른길에서 불쑥 왼길로 들어서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만 다닐 수 없습니다. 이쪽에서 만나거나 무엇을 보기도 하고, 저쪽에 들어가거나 살짝 다리를 쉬려고 멈출 수 있어요. 그런데 사람이 거니는 자리는 으레 좁더군요. 왼길걷기나 오른걷기를 말하기 앞서 거님길이 그냥 좁아요. 손에 짐을 들거나 아이랑 손을 잡고 걷는다면, 앞에서 다가오는 사람하고 부딪힐 만합니다. 지난날에는 모든 길이 그저 길이었어요. 가거나 오거나 디디거나 돌아오거나 모두 호젓하게 흐르는 자리였습니다. 부릉부릉 달리는 곳에서는 말을 섞기 어렵습니다. 커다란 쇳덩이가 큰소리를 내느라 말소리를 잡아먹습니다. 시골에서도 이야기가 사라져요. 손으로 심고 가꾸고 돌보고 거두는 살림을 버리고, 커다란 쇳덩이를 논밭에 들이다 보니, 말을 섞거나 얘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며 일할 수 없습니다. 먼길을 갈 적에는 부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솔깃하다 눈이 있으니 보고, 귀가 있으니 듣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음을 쏟지 않으면, 눈귀로는 못 느끼기 일쑤입니다. 눈길을 끌어당기는 모습이더라도 마음이 가지 않으면 쉽게 스쳐요. 귀를 기울일 만하지 않다면, 얼핏 달콤한 이야기일지라도 이내 고개를 돌리고요. 읽는눈이란 마음을 담아 함께하려는 눈결이지 싶습니다. 곁눈이란 마음으로 바라보려는 눈망울일 테고요. 그냥그냥 듣고서 따라갈 수 있을까요? 갑자기 빠져들 때가 있다지만, 우리가 스스로 마음을 쓰지 않을 적에는 휩쓸리듯 잠기고 말아요. 끄달리지요. 설거지를 하고 밥을 짓는 하루 일거리를 비롯해서, 말 한 마디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누리는 자리라든지, 글 한 줄을 적어서 주고받는 살림 어디나, 생각을 엮어 나누려는 마음이 흐릅니다. 솔깃하기에 쳐다보지 않습니다. 군침이 돌기에 달려가지 않아요. 물들거나 젖고 싶지 않습니다. 온누리에 퍼지는 햇빛이랑 별빛을 가만히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녹이려 합니다. 골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약빠르다 둘레를 보면 약빠른 사람이 어김없이 있는 듯합니다. 잔꾀를 쓰며 살살 빠져나가요. 꾀바르게 달아나는데, 얕게 굴면 다들 아니까 제 발등을 스스로 찍는 셈일 텐데, 약빠리 짓을 못 그치더군요. 그들 스스로 짓궂거나 고약한 짓에 호되게 매운맛을 보아야 깨달을까요. 눈비음으로는 모래집을 올리는 덧없는 시늉일 뿐인 줄 모르는 듯싶어요. 하루하루 살며 돌아보노라면 깍쟁이는 늘 깍쟁이를 만납니다. 잿놈은 잿놈을 만나고, 꽃님은 꽃님을 만난다고 느껴요. 다만, 그들이 약삭빠리로 굴더라도 그쪽을 안 쳐다보면 되어요. 나쁘다고 여기면서 손가락질을 해본들 그쪽이 바뀌는 일이 없거든요. 닳아빠진 짓을 나무라기보다, 스스로 사랑이라는 길을 나아가면서 빛날 노릇이더군요. 씨앗을 심기에 씨앗이 싹터요. 씨앗을 안 심고서 투덜댈 적에는 투덜질만 되풀이해요. 새해머리에 지난걸음을 되새깁니다. 머나먼 길을 걸어왔어도 늘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새걸음을 내딛습니다. 씨뿌리기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가운몫 가두어서 키우는 집짐승하고 풀어놓아 돌보는 집짐승은 다릅니다. 가두면 누구나 괴롭고, 가두지 않으면 누구나 홀가분해요. 날개가 묶인 새는 슬퍼서 울고, 마음껏 날갯짓을 하는 새는 즐겁게 노래합니다. 아이하고 어른도 매한가지예요. 억지로 누르면 아이어른 모두 고단합니다. 스스럼없이 뜻을 펴며 이야기할 수 있어야 비로소 활짝 웃으며 무엇이든 이뤄요. 눌린 사람은 제 힘을 못 내요. 토막이 난달까요. 동강난 채 기우뚱하지요. 마음을 틔워야 몸을 열고 생각을 풀어냅니다. 꾹꾹 동여매면 어느 날 펑 터지고 말아요. 바깥바람을 가리려고 울타리를 칠 만하고, 안쪽에서 지내는 모습을 구태여 밖에서 구경해야 하지 않으니 가볍게 담을 두를 만해요. 이와 달리, 모두 똑같이 틀에 가두려고 울타리를 친다면 그만 스스로 깎는 짓이 돼요. 얼핏 닮아 보일 수 있지만, 비슷한 모습이란 다른 모습이에요. 저마다 나아가는 길이 다릅니다. 스스로 걸어가는 길이 새로워요. 허물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곁말’은 곁에 두면서 마음과 생각을 살찌우도록 징검다리가 되는 말입니다. 낱말책에는 아직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숲노래가 지은 낱말입니다. 곁에 어떤 낱말을 놓으면서 마음이며 생각을 빛낼 적에 즐거울까 하고 생각하면서 ‘곁말’ 이야기를 단출히 적어 봅니다. 숲노래 말넋 곁말 81 새책 책을 조용히 즐기는 길을 가리라 생각하면서 살다가 서른 살을 앞두고 손수 쓴 책을 처음으로 내놓습니다. ‘손수 쓴 꾸러미’는 제법 많습니다만, 따로 책집에 안 넣었어요. 열 해 남짓 혼책(독립출판물)을 즈믄(1000) 가지 즈음 엮어서 둘레에 나누기만 할 뿐 ‘값을 붙인 새책’에는 마음이 없었어요. 2004년에 《모든 책은 헌책이다》를 선보였는데, 몇 해 동안 여러 펴냄터에서 책을 내자고 다가온 말을 다 뿌리치고서 숲책(생태환경책)을 여미는 작은 펴냄터를 살펴서 내놓았어요. 책을 내며 글삯을 안 받았어요. 되레 책을 잔뜩 사서 나라 곳곳 책집지기님한테 하나씩 건네었어요. 어제를 읽는 헌책은 모레로 가는 새책인 줄 배웠으니, 더 신나게 배우려는 마음이었습니다. 우리 낱말책을 펴면 ‘신간·신서·근간’ 같은 한자말은 버젓이 싣되, ‘새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