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꽃 / 숲노래 말넋 말꽃삶 16 묻다 우리말 ‘묻다’는 세 가지입니다. ‘파묻는’ 길이 하나요, ‘물어보는’ 길이 둘이요, ‘물드는’ 길이 셋입니다. 소리는 같되 쓰임새나 뜻이 사뭇 다른 세 가지 ‘묻다’입니다. 글은 말을 옮긴 그림입니다. 한글을 으레 ‘소리글(표음문자)’로 여기지만, ‘묻다’를 비롯한 숱한 우리말을 하나하나 짚노라면, 한글은 ‘소리글 + 뜻글’인 ‘뜻소리글(표의표음문자)’이라 해야 걸맞습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소리만 담는 글”이 아닌 “뜻을 함께 담는 글”입니다. 우리말 ‘묻다’를 알맞게 쓰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말 ‘묻다’를 도무지 안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삶을 가꾸고 살림을 돌보면서 사랑을 나누는 수수한 사람들은 글을 모르거나 책을 안 읽되, 말을 말다이 여미어요. 글을 알거나 쓸 뿐 아니라 책을 많이 읽는 이들은 삶·살림·사랑하고 등진 채 ‘묻다’가 아닌 ‘중국스럽거나 일본스러운 한자말’하고 영어를 붙잡곤 합니다. 묻다 1 ← 매장(埋葬), 사장(死藏), 은닉, 은폐, 호도, 매립, 매몰, 장사(葬事), 장례, 장례식, 초상(初喪), 상(喪), 삽목 묻다 2(물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우리말 다듬읽기 6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 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5.5. 《어린이의 눈으로 안전을 묻다》(배성호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는 “어린이 눈으로 좋은지 묻는” 이야기를 짚습니다. 이 줄거리를 이제 우리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어 대견하면서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왜냐하면, 어린이는 배움터(학교)에만 다니지 않거든요. 집에서 조용히 배우는 어린이가 있고, 서울(도시)이 아닌 시골에서 살아가는 어린이가 있습니다. 꾸러미를 여민 여섯 ‘어른’은 “어린이 눈”을 얼핏 살피되, “서울에서 제도권학교를 다니는 어린이” 자리에 머뭅니다. 어린이 눈으로 보려 한다면, 온누리 모든 어린이를 헤아리면 훨씬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잿집(아파트)에서만 사는 어린이가 아닌, 골목집과 시골집과 숲에서 사는 어린이를 헤아린다면, 오히려 제대로 푸른길을 열거나 느끼거나 찾을 만하지요. 모든 흰종이에는 ‘형광물질·표백제’가 깃들고, 배움터는 낮에도 ‘led 형광등’을 켜기에, 아이어른 모두한테 끔찍한데, 글쓴이는 이 대목을 아직 모르는군요. ㅅㄴㄹ 궁금한 것을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