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말. 고루터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숲노래 우리말 오늘말. 고루터 이제는 배움터(학교)를 오래 다닌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더 배우기에 더 똑똑할 만하지만, 오히려 우리나라만큼은 더 배움터를 다닐수록 동무끼리 괴롭히기 일쑤요, 마침종이(졸업장)를 내세워 이웃을 억누르는 바보짓을 일삼기도 합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일본이 총칼로 쳐들어와 짓밟을 무렵 힘바라기(권력 추종)를 하며 빌붙은 이들은 하나같이 ‘배움터를 오래 다닌 먹물’입니다. 글을 더 익힐수록 나눔터를 열거나 고루터를 이루려는 마음보다는, 어쩐지 이녁 한몸을 건사하려는 마음이 크구나 싶어요. 배움터란 배움살림이어야 할 텐데, 우리는 살림이 아닌 부스러기(지식)에 사로잡힙니다. 열린누리로 뻗는 배움길이 아닌, 셈겨룸(시험)을 거쳐 서로 때리고 물어뜯으면서 혼자 살아남으려는 다툼판이 불거져요. 마루를 잊으며 잃은 탓이기도 합니다. 바람이 드나들고 누구나 오가는 열린자리인 마루가 사라지고 ‘거실·리빙룸’ 같은 바깥말에 휩쓸리면서, 트인 마당도 잊고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