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힘으로 잘 안 된다는 생각에 힘으로 하면 그만 일그러지기 쉽습니다. 언제나 힘을 써서 움직이되 힘으로 누르거나 내세우거나 앞세운다면 외려 쉽게 망가질 만해요. 윽박지르는 말로는 타이르지 못하고 달래지도 못합니다. 오직 부드러운 말씨로 타이르거나 달랠 만합니다. 휘어잡으려 한다면 뭔가 시킬 수 있겠으나 같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름값을 내세울 적에도 함께하기 어렵지요. 콧대가 높으면 둘레에서 다가서지 않아요. 마구잡이인 사람한테는 다들 멀어지겠지요. 들꽃을 봐요. 들꽃은 힘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들풀을 봐요. 들풀은 콧대높지 않고, 잘난척하지 않아요. 들꽃을 닮은 들꽃사람이 되면 어떨까요? 들풀한테서 배워 들풀사람으로 손잡으면 어떤가요? 수수하게 살아가면서 투박하게 말하지만, 이 여느 말씨야말로 생각을 살찌우는 씨앗이 되어요. 너도 풀이고 나도 풀입니다. 너도 풀꽃이고 나도 풀꽃이에요. 물결치듯 어깨동무를 하며 놀아요. 너울대듯 어깨를 겯고 나아가요. 우리가 함께 지내는…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사용하다, 이용하다처럼 한자말 용(用)이 우리말 ‘쓰다’를 밀어내고 다른 여러 한자와 짝을 지어 ‘―하다’ 앞에 붙어 말글살이에 자리잡았다. 이용(利用)하다 → 쓰다 사용(使用)하다 → 쓰다, 쓰게 하다 적용(適用)하다 → 맞춰 쓰다 활용(活用)하다 → 살려 쓰다 상용(常用) → 늘 씀 상용(商用) → 장사에 씀 상용차(商用車) → 장사수레 무용(無用) → 쓸데없음 유용(有用) → 쓸데있음 공용(公用) → 그위 씀, 구의씀 공용(共用) → 함께 씀 군용(軍用) → 지키는데 씀 등용(登用) → 뽑아 씀 비용(費用) → 쓸 돈 사용(私用) → 아름씀 선용(選用) → 가려 씀, 골라 씀 선용(善用) → 바르게 씀 식용(食用) → 먹을 (것) 신용(信用) → 믿고 씀, 믿음 *신용장(信用狀) → 믿음 종이 *신용거래(信用去來) → 믿고 사고 팜 실용(實用) → 참씀 악용(惡用) → 나쁘게 씀 약용(藥用) → 낫개로 씀 운용(運用) → 부려 씀 인용(引用) → 끌어 씀 작용(作用) → 지어 씀 차용(借用) → 빌려 씀 통용(通用) → 두루 씀, 널리씀 특용(特用) → 남달리 씀, 뛰어나게 씀 효용(效用) → 쓸모, 보람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세(稅)를 나타냈던 우리말을 찾아냈어요. 바로 ‘낛’이어요. 세에 잡아먹혀 아득히 잊혀져간 우리말 ‘낛’을 살려내어 써가요. 세 → 낛 연세(年稅) → 해낛 소득세 → 날찍낛(소득 → 날찍) 조세(租稅) → 구실낛( 租 구실조) 우리말 ‘구실’ 뜻은 ⓵ 제 할 일 (보기: 사람구실, 어른구실) ⓶ 그위일(관청일) ⓷ 온갖 낛, 곧 조(組) 양도세 → 넘김낛 샹속세 → 물려줌낛 주민세 → 사람낛 재산세 → 알천낛(재산 → 알천) 국세 → 나라낛 지방세 → 고장낛 간접세 → 건너낛 직접세 → 바로낛 교육세 → 배움낛 자동차세 → 수레낛 수도세 → 물낛 집세 → 집낛 토지세 → 땅낛 면세 → 낛뺌 부가가치세 → 덧어치낛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둥지넋 아무리 멀디먼 길을 나섰더라도 가는 곳이 있으니 바로 집입니다. 새롭게 길을 찾으려고 집을 떠나기 마련인데, 이처럼 떠난 집에는 으레 돌아오기 마련이에요. 곰곰이 보면, 집이란 고이 머물면서 마음이며 몸을 쉬어 기운이 북돋우도록 하는 곳이자, 새로 솟은 기운을 바탕으로 새로운 곳을 찾아서 떠나는 첫자리이지 싶습니다. 떠날 곳이면서 돌아올 곳이랄까요. 새벽부터 저녁까지 부산스레 날아다니던 새가 둥지로 갑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나게 뛰놀던 아이가 보금자리로 옵니다. 모든 숨결은 둥지를 헤아리는 마음입니다. ‘둥지넋’이요, ‘둥지마음’입니다. 보금자리를 아끼는 ‘보금마음’이자 ‘보금사랑’이에요. 즐거이 가꾸는 집에서 아이들이 자랍니다. 나날이 자람새가 새롭습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며 모레 다르지요. 어미 새가 낳은 새끼 새도 날마다 자람결이 새롭지요. 어제 오늘 모레 목소리도 날갯짓도 달라요. 나이를 먹으면서 몸이 큽니다. 나이만 먹는 사람이 있고, 나이에…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누구나 나날이 살아가며 밥 먹는 일은 거를 수 없는데요, 밥이란 말과 (밥을) 먹다란 말을 한자 食이 들어와 곳곳에 자리 잡아 하늘같은 우리말 밥을 밀어내고 ‘먹다’를 밀어냈지요. 식사하다 → 밥먹다 식사 → 밥먹기 식당 → 밥집, 밥방 조식 → 아침밥 중식 → 낮밥 석식 → 저녁밥 한식 → 우리밥, 배달먹거리 일식 → 왜밥, 왜먹거리 양식 → 하늬밥, 하늬먹거리 중식 → 되먹거리, 쫑궈먹거리 분식 → 가루먹거리, 국수 혼식 → 섞먹거리, 섞밥 식재료 → 먹을 것, 먹을거리 식문화 → 밥삶꽃 식품 → 먹을 것, 먹을거리 식전 → 밥앞, 먹기앞 식후 → 밥뒤, 먹은뒤 식구 → 밥입, 한집사람 식객 → 밥손님(하는 일 없이 남 집에 얹혀 밥 얻어먹는 사람) 식곤증 → 먹은 뒤 나른함 식기 → 밥그릇 식단 → 밥차림 식대 → 밥값 식도(刀) → 부엌칼 식도(道) → 밥줄 식량 → 먹을거리 식료품 → 먹을거리 식모 → 밥어미 식복 → 먹을 누림 식비 → 밥돈 식성 → 먹성 식생활 → 먹살이 식솔 → 밥솔, 밥입 식수 → 마실 물, 먹을 물 식염 →소금 식염수 → 소금물 식욕 → 먹고픔 식용 → 먹을, 먹어도 되는 식용유 → 먹는 기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산책 散策 거리로 산책을 나가다 → 거리로 나들이를 나가다 매일 아침 산책 삼아 → 날마다 아침 마실 삼아 한 바퀴 돌아보는 산책으로써 아침을 시작하다 → 한 바퀴 돌아보며 아침을 열다 주변에서 산책하기도 했다 → 둘레에서 걷기도 했다 / 둘레에서 거닐기도 했다 공원을 산책하였다 → 쉼터를 걸었다 / 숲터를 거닐었다 ‘산책(散策)’은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라 하고, 낱말책에 “≒ 산보(散步)·유보(遊步)”처럼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그런데 ‘산보·유보’는 “= 산책”으로 풀이하네요. 이 가운데 ‘산보’는 아예 일본말입니다. ‘유보’도 일본말일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마실’하고 ‘나들이’가 있어요. 때로는 ‘걷다’나 ‘거닐다’로 손보면 됩니다. 더 많이 놀아 주었다면.…
[ 배달겨레소리 한실 글님 ] 우리가 날마다 신고 다니는 양말이 우리말인 줄 아는 이들이 꽤 많다. 스물온해(20세기) 들어와 하늬녘(서쪽)에서 버선과 비슷한 것이 들어오니, 우리 겨레 말살이에서 도무지 쓰지 않았던, 버선이란 뜻을 가진 한자 말(襪)을 찾아내고 하늬녘, 곧 바다 건너왔다고 바다 양(洋)자를 붙여 새로 만든 한자말이 양말이다. 처음부터 하늬버선이라 불렀으면 하늬버선이 자리 잡았을 것이다. 아니면 ‘바다’ 옛말이 ‘바라’이니 바라버선이라 해도 좋았겠고,,,. 여러분은 잉글말(영어) western을 우리말로 ‘하늬’나 ‘바라’ 가운데 어느 쪽으로 뒤치는 게 좋을까요? 말뜻은 하늬녘(서쪽)인데 하늬녘이 바다 건너 있으니 하늬바다(서양)에서 하늬가 떨어지고 양만 남은 거지요. 양은 바다, 곧 바라이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한자말이 우리말에 꽤나 들어와 있어요. 이들 양 붙은 한자말을 우리말 ‘하늬―’, 또는 ‘바라―’ 로 바로잡아 봅니다. 양철 → 하늬쇠, 또는 바라쇠 양복 → 하늬옷, 또는 바라옷 양장 → 하늬꽃옷, 또는 바라꽃옷 양회(시멘트) → 하늬재, 또는 바라재 양잿물 → 하늬잿물, 또는 바라잿물 양궁 → 하늬활, 또는 바라활 양담배 → 하늬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함씽씽 영어를 보면 ‘car’를 두루 씁니다. 지난날에는 오직 ‘수레’를 ‘car’라 했고, 오늘날에는 씽씽 달리는 살림도 ‘car’라 합니다. 그저 수수하게 쓰는 말입니다. 한자로 본다면 ‘車’를 ‘수레’한테도 ‘씽씽 달리는 살림’한테도 써요. 그렇다면 우리말은 어떤가요? 우리는 우리말 ‘수레’를 짐을 실어서 손으로 끄는 살림뿐 아니라, 길을 씽씽 달리는 살림을 가리키는 자리에서도 함께 쓰나요? 이제 이 나라에는 ‘자가용·자동차·버스·택시’ 같은 말씨가 뿌리내렸다고 할 만합니다. 어디에도 ‘수레’를 못 쓰는구나 싶어요. 그러나 생각해 보고 싶어요. 어른 사이에서는 뿌리내렸을 테지만 새로 태어나 자랄 아이들한테는 다릅니다. 앞날을 살아갈 어린이를 헤아려 새이름을 살피고 싶어요. 빨리 달릴 적에 “씽씽 달린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빠른 것’을 ‘씽씽이’라고, 장난감을 ‘씽씽카’라고 했어요. 재미있어요. 이 말씨를 살려 ‘혼씽씽(자가용)·함씽씽(버스)’처럼 새말을 지을…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오늘말’은 오늘 하루 생각해 보는 우리말 이야기입니다. 이 낱말 하나를 혀에 얹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적으면서 생각을 새롭게 가꾸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말. 솜골 오늘날 ‘익산’이라 이르는 고장은 예전에 ‘이리’란 이름이었다지요. 이 이름을 쓰기 앞서는 ‘솜리’란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리(里)’는 ‘마을’을 가리키는 한자예요. 이 한자를 쓴 지는 얼마 안 됩니다. 그러니까 예전에 ‘솜리’란 이름을 쓰던 그 고장이나 고을이나 마을은 ‘솜골’이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겨울날 쓰는 ‘솜’이 있어요. 솜옷을 짓고 솜이불을 펴지요. 솜은 ‘솜꽃’한테서 얻습니다. 풀이름이 ‘솜’이요, 이 이름 그대로 우리 옷살림에서 아늑하고 포근하며 부드러우면서 조용히 돌보는 결을 담은 말입니다. 자, 이 ‘솜’은 겉에 두지 않습니다. ‘속’에 두지요. ‘속’에 두는 ‘ㅁ(집)’이 ‘솜’이에요. 솜골이라는 고을이나 마을은 크게 드러나거나 바깥에 널리 알려진 데가 아니었대요. 바로 조용조용 아늑아늑 포근포근 지내던 터전이었다지요. 속에 있기에 작거나 보잘것없지 않습니다. 그저 속에 있으면서 고요하고 좋지요. 이러한 이름 얼개를 헤아려 본다면,
[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비혼 非婚 비혼주의자들이 늘고 있다 → 홑살림이가 는다 비혼을 결심한 이후에 → 혼길을 다짐한 뒤 비혼과 미혼은 상이하다 → 안맺음과 못맺음은 다르다 사전에 없는 ‘비혼(非婚)’입니다. ‘미혼’하고 다른 뜻으로 쓰는 한자말인데, 두 한자말은 어떤 마음이나 몸짓인가라는 틀에서 달라요. ‘비혼’은 스스로 안 맺는 길이요, ‘미혼’은 아직 못 맺은 길입니다. 그래서 ‘비혼’은 ‘안맺음·맺지 않다’로 담아낼 만합니다. ‘혼자·홀로’처럼 수수하게 써도 되고, ‘혼삶·혼살림·혼길·혼살이’나 ‘홑삶·홑살림·홑길·홑살이’라 해도 돼요. 비혼은 미혼의 반대말이 아니다. 비혼(非婚)은 결혼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 안맺음은 못맺음하고 다르다. 안맺음은 혼자 가는 길을 말한다 → 맺지 않고와 맺지 못하고는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