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내가 안 쓰는 말. 전쟁
주먹을 흔드니 사납고
꽃씨 한 톨 쥐니 상냥해
발길질 해대니 거칠고
맨발로 풀밭 거닐어 기뻐
총칼은 그저 죽임길이야
무엇도 안 살리고
스스로 캄캄히 가두어
무엇이든 태우고 밟아
숲짐승은 낫도 호미도 없이
들숲을 푸르게 돌봐
헤엄이는 배도 나루도 없이
바다를 파랗게 감싸
싸우고 다투고 겨루면
빼앗고 가로채고 거머쥐겠지
사람하고 살림하고 살아가면
나누고 노래하고 다사로워
ㅅㄴㄹ
주먹으로 치고박는 싸움도 서로 다치고 아프고 괴롭습니다. 누가 앞서느냐 하는 다툼질도 서로 다치거나 아프거나 괴롭기 일쑤입니다. 누가 뛰어나느냐 하는 겨루기도 서로 다치거나 아프거나 괴롭지요. 모든 ‘싸움·다툼·겨룸’은 살림하고 등진 채 죽음으로 치닫습니다. ‘전쟁(戰爭)’은 “1. 국가와 국가, 또는 교전(交戰) 단체 사이에 무력을 사용하여 싸움 2. 극심한 경쟁이나 혼란 또는 어떤 문제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대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지요. ‘싸움’을 한자말로 옮겨 ‘전쟁’인데, 우리 삶터 곳곳에 이 말씨가 스미거나 퍼졌습니다. 그만큼 우리 하루가 어울림·어깨동무가 아니요, 사랑·꿈하고 등졌다는 뜻입니다. 돌보거나 아끼거나 살피는 마음은 잊히고, 미워하거나 내치거나 따돌리는 몸짓이 불거진다는 뜻이에요. 싸움(전쟁)으로는 서로 앙금을 풀지 못 합니다. 싸워서 이긴들 늘 진 쪽이 생기고, 진 쪽은 크게 다치거나 죽게 마련이라 미움만 더 활활 불태워요. 이긴 쪽에서도 크게 다치거나 죽을 수 있기에,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둘 모두 미움이 더 자랄 뿐입니다. 우리는 어떤 마음을 다스리고 어떤 눈으로 보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