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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날 이레말 - 겹말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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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겨레소리 숲노래 글님 ]

 

‘이레말’은 이레에 맞추어 일곱 가지로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말에 슬기롭고 즐거우면서 곱게 담아내는 길을 밝히려고 합니다. 이레에 맞추어 다음처럼 이야기를 폅니다.
달날 - 의 . 불날 - 적 . 물날 - 한자말 . 나무날 - 영어 . 
쇠날 - 사자성어 . 흙날 - 외마디 한자말 . 해날 - 겹말

 

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 형형하게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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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하게 빛나는

→ 빛나는

→ 반짝이는

→ 밝은

형형하다(炯炯-) : 광선이나 광채가 반짝반짝 빛나며 밝다

반짝반짝 : 1. 작은 빛이 잠깐 잇따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양 2. 정신이 잇따라 갑자기 맑아지는 모양

빛나다 : 1. 빛이 환하게 비치다 2. 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리거나 윤이 나다 4. 눈이 맑은 빛을 띠다

밝다 : 1. 밤이 지나고 환해지며 새날이 오다 2. 불빛 따위가 환하다 3. 빛깔의 느낌이 환하고 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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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책에서 한자말 ‘형형’을 찾아보니 “반짝반짝 빛나며 밝다”로 풀이하는데, 여러모로 뜬금없습니다. ‘반짝반짝’은 무엇이고, ‘빛나다’는 무엇이며, ‘밝다’는 무엇일까요? “형형하게 빛나는”처럼 적은 보기글은 ‘빛나는·밝은·반짝이는’ 셋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손질합니다. 그런데 낱말책 뜻풀이부터 얼른 고쳐야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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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형형하게 빛나는 램프예요

→ 밤에도 빛나는 불이에요

→ 밤에도 밝은 불이에요

→ 밤에도 반짝이는 불이에요

《카페 메르헨 1》(하스코다 지로/오경화 옮김, 미우, 2011) 89쪽

 

 

ㄴ. 겹말 손질 : 기억을 되새김

기억을 되새김하고

→ 하루를 되새길

→ 나날을 되새길

기억(記憶) : 1.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냄

되새기다 ㄱ : 1. 입 안의 음식을 자꾸 내씹다 2. 소나 양 따위의 동물이 먹은 것을 되내어 씹다 3. 지난 일을 다시 떠올려 골똘히 생각하다 ≒ 되새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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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있던 일이나 모습이나 말을 다시 생각할 적에, 우리말로는 ‘떠올리다’나 ‘되새기다’나 ‘돌아보다’나 ‘되돌아보다’를 씁니다. 한자말로는 ‘기억’이나 ‘추억’입니다. “기억을 되새김하고”는 겹말이에요. ‘되새기다’ 하나만 쓰면 될 일이고, 앞말하고 묶어 “무슨 하루를 되새길”이나 “무슨 나날을 되새길”처럼 손볼 만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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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기억을 되새김하고 있을까요

→ 무슨 하루를 되새길까요

→ 무슨 나날을 되새길까요

《고향에 계신 낙타께》(김성민, 창비, 2021) 5쪽

 

 

ㄷ. 겹말 손질 : 고르다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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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을 고르든 … 분명한 선택을 해야

→ 어느 쪽이든 … 틀림없을 길을 골라야

고르다 : 여럿 중에서 가려내거나 뽑다

선택(選擇) : 1.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음 ≒ 초택(抄擇)·취택·택취(擇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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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말 ‘선택’을 낱말책에서 찾아보면 “골라 뽑음”으로 풀이하는데, 겹말풀이입니다. 우리말 ‘고르다’를 찾아보면 “가려내거나 뽑다”로 풀이하면서, 겹말풀이에 돌림풀이입니다. 이래서야 ‘고르다·가리다·뽑다’가 어떤 결인지 하나도 알 길이 없어요. 다만, 낱말책이 엉터리라 하더라도 우리까지 글을 엉터리로 쓸 까닭은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또렷이 똑똑히 틀림없이 환히 밝게 고를 노릇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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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을 고르든 인생이 전과는 너무나 달라질 것이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할 때는

→ 어느 쪽이든 예전과는 너무나 다른 삶이 틀림없을 길을 골라야 할 때는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미지, 위즈덤하우스, 2022) 5쪽